창업 준비

프랜차이즈 창업비용, 가맹점 0곳인 브랜드 1,707개

한눈에 보는 핵심

  • 창업비 가격표는 채워져 있는데 가맹점 실적 칸이 빈 외식 브랜드가 1,707개입니다. 창업비 중앙값은 7,950만 원, 최저 150만 원에서 최고 12억 571만 원까지 벌어집니다.
  • 그 금액의 79~94%는 인테리어·설비 같은 '기타' 한 칸입니다. 확정이 아니라 추정 금액이고 예치 대상도 아닙니다.
  • 가맹점 0곳은 실패가 아니라 아직 안 꺼낸 카드인 경우가 많습니다. 외식 본부 6,490곳 중 122곳이 「주력 1개 + 가맹점 0곳 2개 이상」 구조입니다.

팀홀튼 창업비는 5억 4,298만 원입니다. 랜디스도넛은 6억 1,665만 원이고요. 공정위에 등록된 서류에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숫자 단위까지 또박또박.

그런데 그 돈을 넣으면 얼마를 버는지는 안 적혀 있습니다. 못 적는 겁니다 — 가맹점이 0곳이거든요. 이렇게 프랜차이즈 창업비용 표만 채워져 있고 가맹점 실적 칸은 비어 있는 브랜드가 외식업에만 1,707개 있고, 창업비 중앙값은 7,950만 원입니다.

이건 서류가 부실한 게 아니라 브랜드가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1호점으로 들어갈 것이냐”를 판단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오늘은 그 판단에 뭘 봐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가격표는 이미 다 붙어 있습니다

이름은 다들 아실 겁니다. 가맹점은 0곳입니다. 2024년 말 기준(공정위 오픈API)입니다.

브랜드업종가맹점창업비 합계
랜디스도넛제과제빵06억 1,665만
팀홀튼커피05억 4,298만
아리계곡한식01억 2,901만
금성소금집한식01억 2,224만

점포 임차료·권리금은 전부 빠진 금액입니다.

가격표4곳 데이터 카드

숫자가 붙어 있으면 계산이 되는 것 같지만, 실은 반대입니다. 얼마를 벌지 모르는 상태에서 얼마를 낼지만 아는 거니까요.

이 층 전체의 가격 분포도 한번 보시죠. 1,707개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창업비용을 줄 세우면 이렇게 됩니다.

구간금액
가장 싼 곳150만 원
중앙값7,950만 원
가장 비싼 곳12억 571만 원

800배 차이입니다. 같은 “가맹점 0곳”이라는 칸을 공유하는데 가격표는 이만큼 벌어져 있어요. 그러니 이 층에서는 금액 자체가 브랜드의 급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 금액, 뜯어보면 한 칸이 다 먹습니다

창업비는 네 칸으로 나뉩니다. 가맹비·교육비·보증금·기타. 앞의 셋은 본부에 내고 예치 대상이지만, 기타는 인테리어 업체나 설비 업체 같은 제3자에게 나가고 예치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칸이 대부분입니다.

브랜드가맹비교육비보증금기타기타 비중
랜디스도넛2,200만550만1,000만5억 7,915만94%
팀홀튼4,481만277만4,400만4억 5,140만83%
아리계곡1,100만1,100만500만1억 201만79%

기타비중 데이터 카드

기타 칸은 추정 금액입니다. 확정이 아니라 추정. 점포 크기가 다르고 설비 사양이 다르면 달라집니다. 6억이라는 숫자의 94%가 “해봐야 아는 돈”이라는 얘기죠.

그러니 이 층의 브랜드를 볼 때 첫 질문은 “얼마예요”가 아니라 **“그 기타 4억은 무슨 항목이고, 업체는 누가 정하나요”**여야 합니다.

가맹점 0곳은 실패가 아니라 대기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갈립니다. 가맹점 0곳이라고 하면 “안 팔린 브랜드”로 읽기 쉬운데, 데이터를 본부 단위로 묶으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분포 데이터 카드

외식 가맹본부는 6,490곳입니다. 그중 브랜드를 3개 이상 등록한 곳이 536곳(8.3%). 그리고 그중 122곳이 「제대로 굴러가는 브랜드 1개 + 가맹점 0곳인 브랜드 2개 이상」 구조입니다.

극단적인 사례 하나 보여드릴게요. (주)네오에프엔비는 브랜드를 15개 등록했습니다. 그중 14개가 가맹점 0곳이고, 창업비는 전부 7,560만 원으로 똑같습니다.

올데이빙수 · 올데이포차 · 돈까스올데이 · 짬뽕올데이 · 해물올데이 · 피자올데이 · 치킨올데이 · 올데이버거 · 올데이김밥 · 만두올데이 · 올데이밀키트 · 올데이스낵 · 올데이스크림 · 올데이과일

실제로 가맹이 돌아가는 건 포케올데이 135곳 하나뿐입니다. 나머지 열넷은 깔아둔 카드예요. 업종만 갈아 끼워 등록해두고, 시장이 어디로 뜨는지 보고 그때 꺼내는 겁니다.

한창 뜨다가 식은 브랜드의 본부를 보면 이 구조가 더 선명합니다. 탕후루로 2023년에 500곳 넘게 열었던 한 본부는, 지금 그 브랜드 옆에 **왕가디저트(창업비 2억 361만)와 DEAR Meek(9,086만)**를 나란히 등록해두고 있습니다. 둘 다 가맹점 0곳이고요. 유행이 꺾인 다음을 서류로 미리 준비해둔 셈입니다.

그러니까 가맹점 0곳은 두 가지입니다. 아직 안 꺼낸 카드이거나, 꺼냈는데 안 돌아간 카드이거나. 서류에서 이 둘은 다르게 생겼습니다.

안 꺼낸 카드와 꺼냈다 접은 카드, 구분하는 법

구분은 3년표에서 납니다. 정보공개일 직전 3개 사업연도의 가맹점·직영점 수가 나란히 적히는 표인데요.

본부구조 데이터 카드

한 주점 브랜드의 원본을 열어봤더니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2022년 말2023년 말2024년 말
전체320
가맹점210
직영점110

같은 “가맹점 0곳”이지만 이건 안 꺼낸 카드가 아닙니다. 있었는데 없어진 겁니다. 직영점까지 0이 됐으니 브랜드 운영 자체가 멈춘 상태고요. 등록만 살아 있는 거죠.

반대로 세 칸이 전부 공란이면 아직 시작 전입니다. 그리고 직영점 칸에 숫자가 있는데 가맹점만 0이라면, 그건 가장 건강한 형태의 0입니다. 본부가 자기 돈으로 먼저 운영해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가맹사업을 하려면 직영점 1년 운영이 먼저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가맹본부 되는 법, 직영점 1년이 먼저입니다).

1년 뒤에 서류가 채워지면 무엇이 보이나

이 층에 있던 브랜드가 1년 지나면 어떻게 되는지, 실제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네오15장 데이터 카드

아리계곡은 2025년 9월에 등록했고, 공정위 오픈API(2024년 말 기준)에는 가맹점 0으로 잡힙니다. 그런데 2026년 5월에 올라온 최신 원본을 열어보니, 그 0은 바로 앞에서 말한 ‘가장 건강한 형태의 0’ 이었습니다.

시점전체가맹점직영점
2024년 말2곳0곳2곳
2025년 말5곳4곳1곳

2024년 말의 0곳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본부가 자기 돈으로 직영 2곳을 먼저 돌리고 있었다는 뜻이었죠. 직영 1년 요건을 그렇게 채우고 2025년 3월에 가맹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1년 성적표가 이겁니다.

항목2025년
신규개점4곳
계약종료 · 계약해지0곳 · 0곳
가맹점 연평균매출10억 4,569만 (상한 12.86억 / 하한 8.94억)
3.3㎡당 매출2,026만 원

문을 연 4곳이 한 곳도 닫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본 브랜드들과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 가격표만 올려둔 게 아니라 실제로 열었고, 열린 채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숫자를 읽을 땐 단서를 답니다. 평균매출 10.46억은 산출 대상이 3곳이고, 평균 영업기간은 284일로 아직 1년이 안 됐습니다. 표본이 작으면 평균이라기보다 사례에 가깝고, 상한과 하한이 4억 가까이 벌어지는 것도 그래서고요. 출발이 좋다는 것과 검증이 끝났다는 건 다른 얘기입니다.

그리고 1호점으로 들어갈 생각이라면 계약서의 위약벌 칸도 같이 펴 보시길 권합니다. 이 브랜드 기준으로 경업금지 위반 1억, 영업비밀 유출 1억, 필수품목 자점매입 2,000만 원, 중도해지 시 잔여 계약 개월 수 × 100만 원이 적혀 있습니다. 브랜드가 좋고 나쁘고와 별개로, 어느 브랜드든 1호점은 이 칸을 먼저 받아듭니다.

그래서 1호점,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가지 말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초기 가맹점이 좋은 자리를 먼저 잡는 경우도 많고요. 다만 확인 순서는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3년표 데이터 카드

  1. 직영점 칸을 먼저 본다. 가맹점 0인데 직영점도 0이면 그 브랜드는 아직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았습니다.
  2. 기타 비용의 내역과 시공 업체 지정 여부를 묻는다. 총액의 80~94%가 여기 있습니다.
  3. 본부가 가진 다른 브랜드를 전부 확인한다. 122곳이 멀티 브랜드 구조입니다. 내가 계약할 브랜드만 볼 게 아니라, 그 본부가 힘을 어디에 쏟고 있는지를 봐야죠.
  4. 위약벌·중도해지 조항을 계약 전에 뽑아본다. 계약서 제공 후 14일이 지나야 계약할 수 있고, 가맹거래사 자문을 받으면 7일로 줄어듭니다.
  5. 1호점 개점 일정에 맞춰 결제·POS를 미리 잡는다. 신생 브랜드는 본사 표준 시스템이 아직 없는 경우가 많아서, 점주가 직접 골라야 하는 항목이 늘어납니다. 계약은 견적을 고르는 순간 성립하니 조건부터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포스커넥트 설치, 계약은 견적 고르는 순간 성립합니다).

브랜드 자체를 거르는 3지표는 따로 정리해둔 글이 있습니다(정보공개서 보는 법, 브랜드 1만 3천 개 거르는 3지표).

자주 묻는 질문

가맹점 0곳인 브랜드는 계약하면 안 되나요?
안 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평균매출·평균 영업기간 같은 판단 재료가 서류에 없으니, 직영점 운영 실적과 본부의 다른 브랜드 상황으로 대신 봐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창업비용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창업비 '기타' 항목은 왜 그렇게 큰가요?
인테리어·설비·집기처럼 본부가 아닌 다른 업체에 지급되는 금액이 여기 모입니다. 확정이 아니라 추정치이고 예치 대상도 아니라서, 점포 조건에 따라 실제 금액이 달라집니다.
등록만 되고 열람할 서류가 없는 경우도 있나요?
있습니다. 랜디스도넛은 2025년 9월 등록인데 공개본 회차가 아직 잡히지 않습니다. 이럴 땐 본부에 원본 제공을 직접 요청하는 게 정석입니다.
프랜차이즈 창업비용에 점포 임차료가 포함되나요?
아니요. 등록 서류의 창업비 합계는 점포 임차료·권리금이 빠진 금액입니다. 실제 필요한 자금은 여기에 보증금과 권리금을 더해서 잡아야 합니다.
본부가 브랜드를 여러 개 등록한 게 문제인가요?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외식 본부 536곳이 3개 이상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가 계약할 브랜드가 그 본부의 주력인지 대기 카드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